인스턴트팟 양배추 찌기, 0분 세팅, Instant Pot steamed cabb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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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외식이라는 것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은 대학교에 들어가고 난 뒤였다. 우리 집에서 외식은 수년 만에 한번 있는 일이었다. 이사 날 자장면이나, 가끔 배달 시켜 먹는 치킨을 제외하고는 밖에 나가서 식당에서 밥을 먹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물론 친구들과 분식집을 들락거리며 떡볶이와 튀김 등을 초등학교부터 꾸준히 먹기는 했지만 가족 모두가 밥을 집 밖에서 먹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래서 일까. 처음 선배들과, 친구들과 학교 주변 식당에서 먹는 밥은 정말 맛있었다. 엄마는 가끔 쓰시는 맛소금 외에는 다른 합성 조미료를 쓰지 않으셨기 때문에, 식당 밥의 맛은 참으로 직설적이고 즉각적인, 미각을 곧바로 만족 시키는 프로의 맛이었다. 물론 한 학기가 끝날 무렵  주변의 많은 식당을 섭렵하고는 사 먹는 음식이 조금 시들해졌지만 아직도 그 때 자주 먹은 제육 덮밥, 오징어 덮밥은 가끔 떠오르는 추억의 맛이다.

 학교에 다닌지 1년 정도 지나 깨달은 것이지만 식당의 제육 덮밥, 오징어 덮밥에는 참 많은 양배추가 들어있었다. 고기나 오징어 같은 비교적 값이 나가는 재료들을 약간 적게 쓰면서도 달콤한 맛을 더해주기 때문에 주 고객인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과 입맛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었던 게 양배추의 역할이 아니었나 싶다. 양배추는 나에게 식재료라기 보다는 그냥 부족한 단백질 재료를 채우고, 자연의 단맛을 조금 더해주는 정도로 느껴졌다. 장을 보러 가서도 그다지 손이 가지 않는 채소 중에 하나였다.  

 그러다가 남편이 쇼핑카트에 넣은 양배추가 집에 들어왔고, 딱히 조리법을 찾지 못하다가 쉽게 가자는 마음에 양배추를  쪄서 먹기 시작한 것이 반년 정도 된것 같다. 양배추 잎을 하나씩 떼어 물에 잘 씻은 후 차곡차곡 쌓아서 찌면 양배추 찜이 완성된다. 찐 양배추에 쌈장과 밥을 싸먹거나 양배추에 양념 간장을 얹어서 밥과 먹으면 아주 간단하고 맛있는 식사가 된다. 달콤한 맛 때문인지  아이들도 넓은 잎을 골라서 싸서 먹으면서  참 좋아한다.

   인스턴트팟 요리하는 분들의 레시피를 보면서 0분 세팅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0분에 맞춘다고 조리가 안되는게 아니라  온도가 높아지면서 압력이 최고로 오른 이후 0분이기 때문에 가열이 되는 시간이 있는 것이고,채소가 푹 물러진 식감을 좋아하지 않은 경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약간 아삭한 식감을 원하면 시간을 0분에 맞춰서 하면 좋다.

 음식이 곧 약(藥食同源)이라는 말이 있다. 양배추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브로콜리나 케일처럼 항산화 항암 효과가 풍부한 십자화과 식물에 포함되는데,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변비를 예방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도 도움을 준다. 저렴하고 요리하기 쉬운 양배추에는 위 건강을 돕는 성분인 메티오닌 메틸 설포늄 methionine S-methyl sulfonium (MMS)이 들어 있어서 위염이 있거나 속쓰림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이 먹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와 남편도 효과를 많이 봐서 꼭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다.


재료

1. 양배추 잎 10장
2. 물 200ml





방법

1. 내솥에 물 200ml을 붓는다.
2. 찜기를 놓고 씻은 양배추 잎을 쌓아 놓는다.
3. 뚜껑을 닫고, 추를 seal에 둔다
4. Steam mode 0분. (부드러운 식감을 원하면 1~2분)
5. 조리가 끝나 삐소리가 나면 추를 vent로 돌려 증기를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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